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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허리는 온통 모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.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발걸음도 시원하다. … 『메밀꽃 필 무렵』 211쪽
이런 문장들을 읽으며 행복했다. 글을 쓰기 위해 읽기 시작했지만, 어느새 글쓰기는 잊어버리고 문장의 아름다움에 빠져 순간순간 행복감에 젖어들었다.
물론 게임에 빠져 있을 때도 행복할 수 있다. 하지만 그다음 순간이 천지 차이다. 게임 후에 오는 몸과 정신의 불쾌감을 모두 알 것이다. 독서 후, 특히 저런 아름다운 문장을 읽은 후에는 몸은 가뿐해지고 가슴은 충만해졌음이 느껴진다. 저런 문장들이 쌓여 내 몸속에 역량이라는 아이템이 만들어진다. 그 역량이라는 아이템만 있으면 세상 어디에서든 부(富)를 쌓을 수 있다. 어떤 어려움도 모두 이길 수 있다. 그야말로 최강의 아이템을 얻는 것이다. 얼마나 좋은가! 지금 이 순간도 아름다운 문장으로 행복한데, 삶에서 쓸 강력한 아이템까지 얻을 수 있다니! - <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>, 고명환 -
새하얀 눈이 온 세상을 뒤 덮고 아이들의 환한 웃음이 가득한 풍경이 눈 앞에 보일 때 행복의 우열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. 오늘 하루. 아니 앞으로 일년 중 오늘 보다 더 좋은 날이 있을까? 감사합니다 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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